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 수익을 몇 배로 만드는 만큼 손실도 몇 배가 된다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하다 보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차피 오를 것 같은데 2배나 3배 레버리지를 사용하면 수익도 훨씬 커지는 것 아닐까?”
실제로 상승장에서 레버리지 상품의 수익률을 보면 이런 생각이 더 강해집니다.
기초자산이 하루에 3% 올랐는데 3배 레버리지 상품이 9% 가까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면 평범한 ETF보다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레버리지를 볼 때 항상 한 가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수익을 몇 배로 확대해 주는 구조는 손실 역시 몇 배로 확대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투자에서 더 무서운 부분은 단순히 손실률이 커지는 것만이 아닙니다.
레버리지가 높아지면 투자자가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레버리지란 무엇일까?
레버리지(Leverage)는 쉽게 말하면 내가 가지고 있는 자본보다 더 큰 규모의 자산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가진 돈이 1,000만 원인데 증거금이나 대출, 파생상품 등을 이용해 3,000만 원 규모의 투자 포지션을 만든다면 약 3배의 레버리지를 사용한 셈입니다.
시장이 예상한 방향으로 움직이면 수익도 크게 증가합니다.
하지만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 똑같이 손실도 확대됩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기초자산이 10% 상승했을 때 3배 레버리지 효과를 받는다면 약 30%의 수익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초자산이 10% 하락하면 약 30%의 손실 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레버리지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회복이 어렵다는 점이다
투자에서 많은 사람들이 상승률보다 하락률의 위험을 과소평가합니다.
100만 원이 50% 하락하면 50만 원이 됩니다.
그런데 50만 원이 다시 100만 원이 되려면 50%가 아니라 100% 상승해야 합니다.
손실이 커질수록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수익률은 급격하게 증가합니다.
- 10% 손실 → 원금 회복에 약 11.1% 상승 필요
- 20% 손실 → 약 25% 상승 필요
- 30% 손실 → 약 42.9% 상승 필요
- 50% 손실 → 100% 상승 필요
- 70% 손실 → 약 233% 상승 필요
- 90% 손실 → 900% 상승 필요
이 때문에 레버리지 투자에서는 한두 번의 큰 하락이 이전까지 벌었던 수익을 전부 없애버릴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 ① 아케고스 사태, 레버리지가 만든 수십조 원 규모의 충격
레버리지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해외 사례가 2021년 발생한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Archegos Capital Management) 사태입니다.
아케고스는 빌 황(Bill Hwang)이 운영하던 미국의 패밀리오피스였습니다.
아케고스는 단순히 주식을 현금으로 매수한 것이 아니라 총수익스왑(Total Return Swap·TRS) 같은 파생상품을 이용해 실제 보유자산보다 훨씬 큰 규모의 주식에 노출됐습니다.
이런 구조를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거대한 포지션을 만들 수 있습니다.
문제는 투자했던 일부 종목 가격이 급락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주가가 하락하자 증거금을 추가로 넣으라는 마진콜이 발생했고, 이를 감당하지 못하자 투자은행들이 담보로 잡고 있던 주식을 대량으로 처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더 떨어지고 다시 추가 손실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이어졌습니다.
아케고스와 거래했던 Credit Suisse는 이 사태로 약 55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자체 조사보고서에서 밝혔습니다.
한화로 단순 환산해도 수조 원 규모입니다.
아케고스 사건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투자 판단이 틀렸기 때문에 무너진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집중투자와 높은 레버리지가 동시에 사용되면서 작은 가격 변화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손실로 확대됐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실제 사례 ② 유럽 개인 투자자의 CFD 투자, 74~89%가 손실
개인 투자자가 레버리지를 사용할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는 유럽의 CFD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CFD(Contract for Difference)는 실제 주식이나 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에 따른 차액을 거래하는 상품입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증거금으로 큰 금액을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레버리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개인 투자자들의 실제 성과였습니다.
유럽증권시장감독청 ESMA가 여러 국가의 CFD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개인 투자자 계좌의 약 74~89%가 손실을 기록했으며, 고객당 평균 손실 규모도 상당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 금융감독청 FCA 역시 CFD 투자 고객 가운데 약 80%가 손실을 보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결국 유럽 금융당국은 개인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CFD 레버리지 한도를 제한했습니다.
영국 FCA 규정에서는 상품에 따라 개인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레버리지를 약 30:1에서 2:1 수준으로 제한하고, 일정 수준 이하로 증거금이 떨어지면 포지션을 강제로 종료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규제기관이 이런 제한을 만든 이유도 결국 하나입니다.
레버리지를 지나치게 높게 사용하면 개인 투자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너무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 사례 ③ 2018년 XIV 사태, 하루 만에 무너진 인기 상품
2018년 미국 시장에서도 레버리지와 복잡한 파생상품 구조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시장 변동성이 낮은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변동성 하락에 투자하는 상품들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대표적인 상품이 Credit Suisse가 발행한 VelocityShares Daily Inverse VIX Short-Term ETN(XIV)이었습니다.
XIV는 VIX 선물지수의 일일 움직임과 반대 방향의 수익을 추구하는 구조였습니다. SEC에 제출된 상품 설명서에도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금의 상당 부분 또는 전부를 잃을 수 있다는 위험이 명시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8년 2월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갑자기 폭발했습니다.
VIX가 급등하면서 XIV 가격이 무너졌고 결국 상품 자체가 조기 청산되는 상황까지 발생했습니다.
당시 XIV는 급격한 변동성 상승 과정에서 하루 사이 약 96% 수준의 가치 하락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건은 투자에서 아주 중요한 교훈을 남겼습니다.
몇 년 동안 꾸준히 수익을 내는 전략이라고 해서 안전한 전략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평소에는 조금씩 돈을 벌다가 단 한 번의 시장 충격으로 대부분의 자산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에서 많이 착각하는 부분
요즘 개인 투자자가 가장 쉽게 접하는 레버리지 상품 중 하나가 2배·3배 ETF입니다.
예를 들어 나스닥이나 S&P500, 반도체지수 등의 하루 움직임을 2배 또는 3배 정도 추종하는 ETF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한 가지 착각을 합니다.
“나스닥이 장기적으로 100% 오르면 3배 레버리지 ETF는 300% 정도 오르는 것 아닌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미국 금융산업규제기구 FINRA는 일반적인 레버리지 ETF가 기초지수의 ‘일일’ 수익률 배수를 목표로 하는 상품이라고 설명합니다.
미국 SEC도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매일 포트폴리오가 재조정되기 때문에 장기간 보유했을 때 기초지수의 단순 배수와 크게 다른 수익률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를 흔히 변동성 손실(Volatility Decay)이라고 부릅니다.
아주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기초자산이 100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첫날 10% 상승하면
100 → 110
다음 날 10% 하락하면
110 → 99
결과적으로 약 1% 손실입니다.
이번에는 3배 레버리지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첫날 30% 상승하면
100 → 130
다음 날 30% 하락하면
130 → 91
결과는 9% 손실입니다.
기초자산은 약 1% 하락했는데 레버리지 상품은 약 9% 떨어졌습니다.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승과 하락이 반복될수록 이런 현상이 누적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횡보장에서도 레버리지 상품의 가치가 생각보다 크게 감소할 수 있습니다.
마진거래는 더 위험할 수 있다
ETF에 들어있는 레버리지와 직접 돈을 빌려 투자하는 마진거래는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증거금 거래나 선물·FX 같은 상품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 손실이 발생하면 마진콜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장기적으로 다시 오를 것 같으니 기다리겠다.”
라는 전략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 CFTC는 레버리지가 사용되는 외환거래의 경우 투자자가 예치한 증거금 전체를 잃을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예치금보다 더 큰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현금으로 주식을 투자하는 것과 레버리지 투자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현금 투자는 시간을 버틸 수 있지만 레버리지는 시간을 빼앗는다
예를 들어 우량기업 주식을 현금으로 매수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주가가 30% 떨어지더라도 회사의 사업에 문제가 없고 장기적인 투자 판단이 맞다고 생각한다면 몇 년을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레버리지를 사용하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주가가 조금만 반대로 움직여도 증거금이 부족해질 수 있고, 결국 가장 가격이 떨어진 순간에 강제청산을 당할 수 있습니다.
시장이 나중에 다시 회복한다고 해도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내 포지션은 시장에서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이 레버리지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투자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익률보다 먼저 시장에 계속 남아 있을 수 있어야 합니다.
10배 레버리지가 얼마나 위험한지 계산해 보면
10배 레버리지를 사용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내 돈 1,000만 원으로 약 1억 원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것과 비슷한 효과입니다.
시장이 1% 움직이면 자본 기준 약 10%가 움직일 수 있습니다.
시장이 반대 방향으로 5% 움직이면 이론적으로 자본의 약 50%에 해당하는 손실 효과가 발생합니다.
10% 정도 움직이면 원금 대부분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 파생상품은 증거금, 유지증거금, 수수료, 강제청산 가격 등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단순 곱셈대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레버리지가 커질수록 아주 작은 시장 움직임이 내 자산에는 엄청난 변동으로 전달된다는 원리는 같습니다.
레버리지 투자가 특히 위험해지는 상황
제가 생각했을 때 다음 조건들이 겹칠수록 레버리지는 훨씬 위험해집니다.
첫 번째는 변동성이 높은 시장입니다.
하루에도 가격이 크게 오르내리는 시장에서는 강제청산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두 번째는 몰빵 투자입니다.
레버리지와 집중투자가 결합하면 아케고스처럼 특정 종목의 하락이 전체 포트폴리오를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빚을 이용한 투자입니다.
생활비, 신용대출, 담보대출까지 투자에 사용하면 투자 실패가 단순한 주식 손실에서 끝나지 않고 개인의 재무상태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네 번째는 손실을 복구하려고 레버리지를 더 높이는 행동입니다.
투자에서 큰 손실을 본 뒤
“이번에 두 배로 투자해서 복구하자.”
라는 생각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투자라기보다는 도박의 마틴게일 전략과 비슷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레버리지 자체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레버리지는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레버리지라는 금융기법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기업도 사업 확장을 위해 대출을 이용하고 부동산을 구입할 때도 대부분 일정 수준의 대출을 사용합니다.
기관투자자 역시 위험관리와 헤지 목적으로 파생상품과 레버리지를 사용합니다.
문제는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의 레버리지입니다.
자산의 변동성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단순히 수익을 빨리 늘리기 위해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순간 위험은 급격하게 증가합니다.
개인 투자자라면 이것부터 생각해야 한다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기 전에 저는 최소한 다음 질문에는 스스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기초자산이 하루에 10~20% 급락하면 어떻게 되는가?
- 내가 투자한 상품의 최대 손실은 얼마인가?
- 강제청산 조건이 있는가?
- 장기간 보유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가?
- 하루 단위로 수익률이 재설정되는 상품인가?
-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 손실 금액은 얼마인가?
- 투자금을 전부 잃어도 생활에 문제가 없는가?
이 질문에 정확하게 답하지 못한다면 해당 상품의 구조를 아직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의 첫 번째 목표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것
투자를 하다 보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사람에게 눈이 가기 마련입니다.
1년에 10%를 벌었다는 사람보다 100%, 200%, 500%를 벌었다는 사람이 훨씬 눈에 띕니다.
그러다 보면 평범한 투자 방식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투자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몇 달 동안 얼마나 빠르게 돈을 벌었느냐가 아니라 10년, 20년 동안 시장에서 살아남았느냐라고 생각합니다.
레버리지는 투자 성과를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방향을 틀리면 손실 역시 같은 속도로 확대됩니다.
아케고스 사태, 유럽 CFD 개인 투자자들의 높은 손실 비율, XIV 사태가 보여주는 공통점도 결국 같습니다.
레버리지는 위험을 없애주는 도구가 아니라 위험과 수익을 동시에 확대하는 도구입니다.
특히 자산을 장기간 모아가는 개인 투자자라면 높은 수익률을 쫓기 전에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이번 투자에서 얼마를 벌 수 있을까?”가 아니라 “시장이 예상과 다르게 움직였을 때 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저는 장기투자에서는 이 질문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투자 유의사항
이 글은 레버리지와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이며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 또는 매도를 권유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레버리지 ETF, 선물, 옵션, CFD, FX 등은 일반 주식보다 높은 위험을 가지고 있으므로 투자 전 상품 구조와 최대 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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